2025년 상반기, 음악팬들의 귀를 사로잡은 신인 걸그룹이 조용히 등장했습니다. 이름부터 낯선 ‘키라스(Kiiras)’. 이들은 단지 새롭다는 이유로 주목받는 게 아닙니다. 이들의 데뷔곡 ‘Kill Ma Boss’는 지금껏 K팝에서 보기 힘들었던 컨트리+R&B의 결합이라는 독창적인 음악적 선택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전형적인 케이팝 문법을 일부러 피하며 등장한 이 5인조는, 퍼포먼스보다는 감정 전달에 집중하고, 자극적이기보다 은근한 임팩트를 택했습니다. 무대에서 강하게 외치는 대신, 서늘하게 속삭이는 그들의 음악은 ‘익숙한 듯 낯선’ 중독성을 품고 있죠.
이제부터 이 낯설고 강렬한 걸그룹 ‘키라스’에 대해 본격적으로 파헤쳐보겠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신인이 아닙니다. 이미 자신들의 길을 개척해가고 있는, 아주 특별한 ‘5세대형 아티스트’입니다.
🎼 “Kill Ma Boss” – K팝이 모르는 컨트리소울의 역습
걸그룹의 데뷔곡이라고 하면 대부분 EDM, 트랩, 힙합 기반의 댄스 트랙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키라스(Kiiras)는 처음부터 달랐습니다. 데뷔곡 ‘Kill Ma Boss’는 미국 남부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컨트리 기타 리프로 시작해, R&B적 감성과 결합된 낯선 분위기로 듣는 이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습니다.
이 곡은 단지 장르적 조합이 독특한 것만이 아닙니다. 가사 또한 매우 상징적입니다. “나를 억누르던 목소리는 이제 그만, 내가 내 길을 정한다”라는 메시지는 단순한 연애 서사도, 복수극도 아닙니다. 오히려 기성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한 인간의 자각과 독립을 상징하죠.
이러한 감정선은 보컬의 표현 방식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멤버들의 목소리는 매끈하게 연출된 K팝 스타일과는 다소 다릅니다. 마치 사연 많은 블루스 가수들처럼 감정의 결을 살리며 노래를 이어가고, 곳곳에 던지는 허스키한 톤이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퍼포먼스 또한 전형적인 군무 대신, ‘공간을 활용한 내면 연출’을 택했습니다. 각각의 멤버가 한 공간 안에서 각자의 감정과 사연을 표현하며, 이들이 하나의 유닛이 아니라도 충분히 스토리를 완성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결국 “Kill Ma Boss”는 단순한 데뷔곡이 아니라, 키라스라는 팀이 어떤 색을 지녔는지를 분명히 드러내는 선언 같은 곡입니다. 이것이 바로 대중이 ‘이게 K팝이 맞아?’라고 반문하게 된 이유입니다.
💎 마냥 새롭기만 한 게 아니다 – 키라스가 보여주는 음악적 정체성의 무게
K팝 시장에서 신인은 늘 새로워야 한다는 강박이 있습니다. 하지만 키라스는 ‘새롭다’는 기준이 다른 그룹입니다. 이들이 제시한 ‘새로움’은 단순한 컨셉트 변경이나 파격적인 스타일링이 아니라,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메시지에 있습니다.
키라스는 기본적으로 ‘뮤지션’의 성격이 강한 팀입니다. 멤버 전원이 싱어송라이터 또는 프로듀싱 과정에 직간접 참여하며, 데뷔곡에서도 멤버 리온(Liyon)이 작사와 코러스 라인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SM이나 JYP 출신 그룹에 비해 자율도가 높은 인디 기반 제작 시스템의 결과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들은 팬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도 특별한 방식을 택합니다. 요란한 쇼케이스나 TV 출연 대신, ‘작은 공간의 라이브 공연’이나 다큐멘터리 형식의 유튜브 콘텐츠로 자신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정성과 음악 그 자체로 소통하려는 의지가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음악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성과의 균형을 놓치지 않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Kill Ma Boss’는 사운드적으로는 실험적이지만, 멜로디 라인 자체는 따라 부르기 쉬운 구성을 갖고 있어, 리스너에게 친숙함을 제공합니다.
결국 키라스의 강점은 ‘튀기 위한 새로움’이 아닌, 지속 가능한 음악성에 기반한 진짜 새로움입니다. 이는 5세대 K팝에서 점점 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정체성'이라는 키워드와 정확히 맞닿아 있죠.
🧭 5세대 아이돌이 나아갈 방향, 그 모범 답안을 그리다
이제는 K팝도 ‘몇 세대’냐에 따라 그룹의 정체성과 전략이 구분되는 시대입니다. 5세대는 특히 세계관 중심의 복합 콘텐츠, 음악 외적 아이덴티티, 팬과의 관계 중심성이 중요시되고 있죠. 키라스는 바로 이러한 5세대 흐름을 정통으로 이어받은, 그야말로 ‘모범답안형 그룹’입니다.
먼저, 키라스는 음악 외적 콘텐츠를 확장형 세계관으로 엮고 있습니다. 이들의 세계관은 단순히 판타지 설정이 아닌, ‘기억, 억압, 해방’이라는 키워드 중심의 심리 서사 구조로 짜여 있습니다. 각 뮤직비디오와 커버 콘텐츠마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쌓이듯 전개되며, 이는 팬들에게 마치 영화나 소설을 보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또한 키라스는 팬과의 소통을 콘텐츠 중심으로 끌어가고 있습니다. 브이라이브나 트위터보다는 ‘크리에이티브 기반 SNS(예: 스레드형 포럼, 감정 공유 플랫폼)’을 활용하여, 팬들이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구조를 지향합니다.
무엇보다 키라스는 단순히 데뷔 이후 앨범을 내고 투어를 도는 모델이 아닌, 시리즈형 프로젝트 기반 활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Kill Ma Boss’를 시작으로, ‘Kill Ma Time’, ‘Kill Ma Silence’ 등 후속 트랙으로 확장되는 구조는, 음악이 아닌 하나의 이야기 장르로 키라스를 자리매김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키라스는 단순한 ‘신인 걸그룹’이 아니라, K팝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직접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건 단순한 데뷔가 아니다
‘Kiiras’라는 이름은 아직 낯설지 모르지만, 그 음악과 태도는 오래도록 귀에, 가슴에 남습니다. 이들은 데뷔와 동시에 ‘무엇이 K팝인가’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졌습니다. 그리고 그 대답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K팝은 춤과 콘셉트만으로 정의될 수 없습니다. 음악적 깊이, 서사적 접근, 팬과의 진정한 관계까지 모두 포함되어야 진짜 ‘아이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키라스는 그런 방향으로 당당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들이 어떤 이야기로, 어떤 소리로 우리를 흔들어놓을지 기대해 봅니다. 키라스는 더 이상 무명의 신인이 아닙니다. 그들은 이미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 2025년 K팝의 본질적 변화를 이끄는 기폭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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