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만들어낸 시간, 그리고 12년의 오늘
2025년 6월 1일, 전 세계 아미들의 시계는 다시 ‘그날’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방탄소년단, BTS의 데뷔 12주년을 기념하는 ‘2025 BTS FESTA’가 시작된 날입니다. 매년 이맘때면 팬들과 함께 추억을 나누고 새로운 감정을 공유해 온 이 페스타는,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닙니다. 이 행사는 BTS와 아미가 함께 만들어온 ‘서사’를 되짚고, 앞으로의 여정을 다시 한번 정돈하는 ‘축제 이상의 시간’이죠.
올해로 12번째를 맞은 FESTA는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깊이 있는 콘텐츠로 팬들을 찾았습니다. 단순한 무대나 영상 콘텐츠를 넘어, 음악·미술·서사·기억이 결합된 종합 예술 행사로 진화했습니다. 오프라인 전시와 글로벌 온라인 스트리밍, 전 세계 팬들과의 소통 이벤트까지. 2025년의 BTS FESTA는 ‘기록’이 아닌 ‘기억’으로, ‘소통’이 아닌 ‘교감’으로 진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번 글에서는 FESTA의 독창성과 깊이를 드러낼 수 있는 세 가지 키워드로 BTS 12주년의 의미를 풀어보겠습니다.
“앨범을 넘은 전시” – BTS FESTA가 만든 감성 박물관
2025 BTS FESTA의 가장 주목받는 공간은 단연 ‘BTS 기록관’이라는 이름의 특별 전시였습니다. 올해는 단순한 포토 전시나 의상 전시를 넘어, 방탄소년단의 12년을 하나의 서사 구조로 재편한 큐레이션 공간이 공개됐습니다. 이 전시는 마치 하나의 영화처럼 구성되어, 팬들이 시간의 순서를 따라 이동하며 멤버들과 함께 성장해온 여정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게끔 설계되었습니다.
전시의 시작은 연습실 구석에서 출발합니다. 정국의 고등학생 시절 사진, RM의 손글씨 가사, 슈가가 쓰던 낡은 마이크 등 그들의 출발점을 보여주는 오브제들이 실제 공간에 배치되며 관람객을 데뷔 전 시절로 끌어들입니다. 이후 ‘화양연화’ 시기, ‘LOVE YOURSELF’ 시리즈, 그리고 ‘BE’와 ‘PROOF’까지의 전환점을 따라가며, 각 앨범 속 메시지와 그 당시 멤버들이 남긴 기록들이 함께 전시됩니다.
이 전시의 가장 특별한 점은 ‘팬의 시점’이었습니다. 팬들이 보내온 편지와 아트워크, 자작 영상들이 일부 전시 공간에 함께 놓이면서, BTS의 여정은 단지 아티스트의 길이 아닌 ‘우리의 길’로 재해석됩니다. 팬은 소비자가 아니라 공동 제작자이며, 기억의 동반자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2025년 FESTA는 단순한 “데뷔 기념”을 넘어서, 12년간의 BTS라는 프로젝트의 전체 설계도를 공유한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이 기록관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감정의 박물관으로서, 팬들에게 울림을 남겼습니다.
“소리로 쓰는 편지” – 12주년 FESTA의 사운드 에세이 프로젝트
이번 2025 BTS FESTA에서 가장 감동적인 콘텐츠 중 하나는 ‘사운드 에세이 프로젝트’였습니다. 이는 각 멤버가 팬들에게 보내는 오디오 메시지이자, 음악과 목소리,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진 ‘소리의 편지’였습니다. 기존의 브이라이브나 텍스트 편지와는 차원이 다른 감성적 접근 방식이었죠.
RM은 도시의 소음을 배경으로 자신의 첫 서울 생활을 회상하며, “이 도시의 수많은 소리 중 내가 가장 사랑했던 건 너희의 목소리였다”는 문장으로 시작했습니다. 슈가는 피아노 연주와 함께 과거 믹스테잎 작업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았고, 진은 군복무 중에도 팬들에게 보내는 ‘공백의 따뜻함’을 주제로 내레이션을 남겼습니다. 특히 뷔(V)는 자신의 반려견 탄과 산책하는 소리를 그대로 녹음해 올리며, 팬들과의 자연스러운 교감을 시도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무대 위 BTS’가 아닌 ‘일상 속 BTS’를 들려주는 것이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이라는 거대한 브랜드를 잠시 내려놓고, 그저 김남준, 민윤기, 김석진으로 돌아가 팬들에게 이야기하는 그들의 목소리는 소박하지만 강한 울림을 줬습니다.
또한 이 사운드 에세이는 SNS를 통해 팬들이 각자의 음성편지를 다시 BTS에게 보낼 수 있는 형태로 확장되었고, 일부 팬 사연은 공식 FESTA 사이트에 업로드되어 상호적인 콘텐츠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팬과 아티스트가 서로의 삶에 배경음이 되어주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아냈고, 그 메시지는 이 시대 K-POP의 가장 따뜻한 기록 중 하나로 남게 되었습니다.
“다시, 처음의 BTS로” – 데뷔 12주년의 진짜 의미
2025 BTS FESTA는 단지 과거의 찬란함을 나열하는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멤버들은 반복해서 “우리가 처음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메시지는 ‘회상’이 아닌 ‘회귀’에 가까운 표현이었고, 팬들에게는 더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작고 좁은 연습실, 무관심한 시선, ‘힙합 아이돌’이라는 낯선 정체성, 음악방송에서의 연이은 탈락 등. 하지만 이들은 오직 음악과 진심으로 대중을 설득하며 지금의 위치에 올라섰습니다. 그리고 12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다시 그 ‘진심’의 출발점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한 셈입니다.
특히 이번 FESTA 기간 중 멤버들은 “데뷔 초 썼던 가사, 무대, 표정, 마음가짐을 다시 꺼내보고 있다”고 언급하며 초심 회복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다음 10년을 위한 방향 설정이자 자기 정비의 과정이었습니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멤버별로 데뷔 초기 셀프캠, 자필 메시지, 과거 의상 복원 영상 등이 올라오며, 팬들은 과거의 그들을 보며 다시금 응원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은 방탄소년단이 자신들의 뿌리를 잊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고, 팬들에게는 ‘우리는 여전히 같은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 감정을 다시금 심어주었습니다.
결국 이번 FESTA는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단지 감상에 머물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단단한 준비임을 보여준 자리였습니다.
12년, 함께한 그 길의 또 다른 출발선
2025년 BTS FESTA는 단순한 축제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무대보다도 감정, 콘텐츠보다도 교감을 우선시한 이번 FESTA는 팬과 아티스트의 진짜 관계를 다시 한번 재정의한 순간이었습니다.
12년이라는 시간은 긴 여정이자, 여전히 짧은 챕터입니다. 그리고 지금 BTS는 그 시간의 끝에서 다시 시작점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팬들은 지난 12년을 떠올리며 눈물지었고, 또 다가올 미래를 향해 함께 걸어갈 준비를 했습니다.
"지금도 우린 계속 걷고 있어." 이 문장은 BTS가 처음부터 노래해온 이야기이자, 오늘 우리가 다시 함께 쓰는 새로운 챕터의 첫 문장입니다.